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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 Day 163] 빌린 화살의 값 — 공명, 사흘 안에 화살 십만 개를 약속하다

6월 · 바람을 기다리는 법 | 약 3분 읽기

기사입력 기사번호 6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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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63] 빌린 화살의 값

6월 · 바람을 기다리는 법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163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63 헤더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63의 도입 장면 — 삼국시대 인물과 풍경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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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새벽, 주유(周瑜)가 공명(孔明)에게 말을 꺼냈다.

"선생. 우리 수군에게 열흘 안에 화살 십만 대가 필요하오. 선생이 감독해 주시오."

공명이 부채를 들어 올렸다. 부채의 끝이 새벽의 공기를 건드렸다.

"도독. 열흘은 길옵니다. 사흘이면 충분하옵니다. 사흘 뒤 이 자리에서 십만 대의 화살을 도독 앞에 올려 드리겠사옵니다."

주유의 눈이 살짝 좁혀졌다. 열흘 안에 십만을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흘 안에 십만은 보통의 장인(匠人)의 손으로는 불가능한 수치였다. 주유의 이 말은, 어제 저녁 정자의 두 잔 청동의 소리 안쪽에 이미 숨어 있던 말의 연속이었다.

주유가 공명의 말을 다시 확인했다.

"사흘이라 하셨소. 그 약속을 문서로 남기시겠소?"

"기꺼이."

공명이 붓을 들어 종이에 한 줄을 적었다.

"사흘 안에 십만의 화살을 도독의 앞에 올림. 만약 기한 안에 이루지 못하면, 이 서생의 목을 바침. 제갈공명(諸葛孔明)."

종이가 주유의 앞에 놓였다. 주유의 입가에 아주 짧은 미소가 지나갔다. 그 미소의 안쪽에, 오늘 아침 시험의 의도가 노출되었다. 장인도, 쇠도, 대나무도, 깃털도, 사흘 안에 모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 주유는 오늘 아침의 서명 위에 이미 공명의 목을 미리 보고 있었다.

그러나 공명의 얼굴에는 흔들림의 자국이 없었다. 그는 붓을 내려놓고, 옆에 앉아 두 사람의 대화를 보고 있던 노숙(魯肅)을 향해 부채를 들었다.

"노 공. 이 서생이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사옵니다. 오늘 중으로 작은 배 이십 척만 강가에 모아 주시옵소서. 각 배의 양옆에 짚단을 두껍게 묶어 두시고, 배 위에는 북 몇 개와 깃발 몇 개를 세워 두시옵소서. 쇠도, 대나무도, 깃털도, 장인도 필요하지 아니하옵니다."

노숙의 얼굴에 의아함이 앉았다.

"와룡 선생. 쇠와 대나무와 깃털도 없이, 사흘 안에 십만을 어떻게 만드시려는지요."

공명이 부채를 접었다.

"노 공.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빌려 오는 것이옵니다."

삼국지 365 Day 163 중간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63의 중반 장면 — 인물들의 모습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주유의 눈이 다시 살짝 좁혀졌다. 노숙의 눈은 의아함의 자국 위에 놀라움의 자국을 얹었다. 공명은 부채의 끝으로 새벽 공기의 한 점을 가리켰다. 그 점은 북쪽, 조조(曹操) 수군 영채의 방향이었다.

"빌림의 값은 빌린 자가 치르는 것이 아니옵니다. 빌림의 값은 주는 자가 치르는 것이옵니다. 사흘 뒤의 새벽에, 주는 자가 십만의 값을 한꺼번에 치러 주시게 될 것이옵니다."

공명의 이 말 안쪽에서, 오늘 아침 서명의 두께가 달라졌다. 주유의 입가에 짧은 미소가 다시 지나갔다. 그러나 이번 미소는 어제 저녁의 미소와 달리, 시험의 의도의 노출이 아니라 한 수 깊이의 인정이었다.

주유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노숙을 향해 말을 내렸다.

"노 공. 와룡 선생이 부탁하신 이십 척의 배와 짚단과 북과 깃발을, 오늘 중으로 강가에 모아 드리시오. 조건만 덧붙이겠소. 이 일은 — 조조의 진영에 한 마디도 새어 나가지 아니하여야 하오."

노숙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사옵니다. 오늘 중으로 모아 드리겠사옵니다."

공명도 고개를 숙였다.

"사흘 뒤의 새벽에, 이 서생이 도독 앞에 십만의 값을 올려 드리겠사옵니다."

주유가 등을 돌려 방을 나섰다. 방 안쪽에 공명과 노숙 두 사람이 남았다. 노숙이 공명의 옆에서 부채의 방향을 다시 바라보았다. 부채의 끝은 아직 북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와룡 선생. 주는 자가 값을 치른다는 말씀의 뜻을, 이 사람은 아직 다 읽지 못하였소. 사흘 뒤의 새벽에, 그 뜻을 직접 보여 주시겠소?"

공명이 부채를 조용히 내렸다.

"그러하옵니다. 사흘 뒤의 새벽에, 노 공도 배 위에 같이 오르시옵소서. 그 새벽 한 호흡 안쪽에서, 빌림의 값의 뜻이 한 결에 풀리실 것이옵니다."

아침의 햇살이 방의 동쪽 창으로 건너 들어왔다. 햇살이 탁자 위 한 장의 서명 종이 위에 닿았다. 서명의 글자 끝마다 빛이 반사되었다.

Book 6의 일곱 번째 아침이 한 장의 서명 위에서 조용히 열렸다. 한 서생의 부채가 북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북쪽의 방향에, 사흘 뒤 새벽의 호흡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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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63 마무리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63의 마무리 장면 — 하루를 닫는 풍경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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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빌림의 값을 빌린 자가 치르는 것이 아니라, 주는 자가 치르게 되는 자리가 있지요. 그 자리는 상대의 시험의 무게를, 상대의 새벽 호흡으로 되돌려 보내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의 앞에도, 상대가 내어놓은 시험의 무게가 혹시 놓여 있으신지요. 그 무게의 값을 상대가 스스로 치르게 될 새벽 호흡을, 조용히 그려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64: 지지 않는 사람

"같은 날 저녁, 주유(周瑜)가 혼자 강가에 서 있었다. 그의 왼손의 검의 자루 위에, 그의 오른손의 손끝이 어제보다 더 오래 얹혀 있었다. 오늘 아침 서명의 무게가, 저녁 자리의 결심 안쪽에서 한 결 더 깊어지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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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평역가

일신우일신·우공이산의 마음으로 하루 한 편, 삼국지를 오늘의 말로 옮깁니다

  • 「삼국지 365」 평역 · 위아북 출판사 대표
  • 코리안투데이 발행인 · 경영학 박사
  •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KAITRUST)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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