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62] 두 지략가의 첫 밤
6월 · 바람을 기다리는 법 | 약 3분 읽기

손권(孫權)의 탁자 내리침의 아침이 지나간 저녁이었다. 시상(柴桑) 강가의 정자(亭子)에서, 두 지략가의 첫 대면이 이루어졌다.
주유(周瑜)가 정자에 먼저 도착했다. 정자의 기둥은 네 개, 지붕은 하나. 그 지붕 아래 석상(石床)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청동의 호리병과 두 개의 잔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주유가 강을 향해 놓인 자리에 앉았다. 강의 물소리가 정자 아래의 돌담을 쓸고 지나갔다.
잠시 뒤, 공명(孔明)이 노숙(魯肅)의 안내를 받아 정자에 도착했다. 노숙은 문 앞에서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물러섰다. 공명이 정자 안쪽으로 걸음을 들여놓았다.
"주 도독. 오늘 새벽의 결정에 이 서생이 자리를 함께하게 되었사옵니다. 저녁의 이 자리에서, 도독을 처음으로 뵙습니다."
주유가 자리에서 일어나 공명에게 인사를 받았다. 그의 왼손에는 한 자루 검이 놓여 있었다. 검의 집에 용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주유의 키는 공명과 비슷했다. 두 사람의 어깨가 정자 문 앞에서 나란히 마주섰다.
두 사람이 석상의 양쪽에 앉았다. 주유가 오른손으로 호리병을 들어 공명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러고는 자기 잔에도 따랐다. 두 잔이 석상 위에 나란히 놓였다.
"와룡 선생." 주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선생께서 어제 아침 열한 명을 한 줄기로 정리하신 말씀의 소문을, 내가 파양에서 오는 길에 이미 들었소이다. 오늘 새벽의 결정도 결국 선생의 그 줄기에 기댄 것이오. 고맙소."
공명이 부채를 조용히 들어 올렸다. 부채의 끝이 정자 한가운데의 공기를 건드렸다.
"주 도독의 파양에서의 복귀가 없었다면, 오늘 새벽의 탁자 내리침은 내려지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서생의 열한 명의 줄기와 도독의 한밤의 말씀이, 군주의 결단의 두 날개가 되었사옵니다."
주유의 눈이 살짝 좁혀졌다. 공명의 이 마디는 예의의 옷을 입었으나, 그 옷의 안쪽에는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었다. 첫째는 진심의 감사. 둘째는 주유의 복귀가 없었다면 공명의 열한 줄기도 완성되지 아니하였다는 지적. 주유의 자존심 위에, 그 둘째의 조각이 얹혔다.
그러나 주유는 그 얹힘을 얼굴에 내보이지 아니하였다. 그는 자기 잔을 들어 올렸다.
"두 날개라. 선생의 마디의 무게가 서생의 부채보다 길어 보이오. 오늘 저녁 이 잔으로, 그 두 날개의 균형을 맞추어 봅시다."

두 잔이 석상 위에서 부딪혔다. 청동의 소리가 정자 지붕 아래에서 길게 울렸다. 강의 물소리와 청동의 소리가 잠시 겹쳐 흘렀다.
주유가 잔을 단번에 비웠다. 공명도 잔을 단번에 비웠다. 두 잔이 석상 위에 내려졌다. 그리고 두 사람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주유가 두 번째 잔을 따르며 한 마디를 더 꺼냈다.
"선생. 내일부터 강동의 삼만 수군이 형주의 수군 일만과 함께 강 위에서 조조(曹操)의 이십만을 막을 것이오. 삼만 대 이십만. 일곱의 비율. 선생의 부채가 이 일곱의 비율을 어떻게 불 하나로 뒤집으실 것이오."
공명이 부채를 들어 올렸다. 이번의 움직임은 어제 아침 회당의 움직임보다 더 천천했다.
"주 도독. 일곱의 비율은 숫자의 비율이옵니다. 숫자의 비율 뒤에는 강의 바람의 비율이 있사옵니다. 강의 바람의 방향이 언젠가 바뀌는 그 짧은 호흡의 안쪽에서, 일곱의 비율이 단번에 뒤집어지게 될 것이옵니다. 그 짧은 호흡의 이름이 — 아직 이 자리에서는 부르지 아니하겠사옵니다. 다만 그 이름이 내일 새벽부터 도독과 이 서생 두 자리의 공통의 과제가 되시겠지요."
주유의 눈이 다시 살짝 좁혀졌다. 공명의 이번 마디 안쪽에, 이름 하나가 이미 숨어 있었다. 주유는 그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지략가의 정자 안쪽에, 그 이름이 아직 불리지 아니한 채로 떠 있었다.
두 사람의 두 번째 잔이 다시 부딪혔다. 청동의 소리가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울렸다. 강의 물소리가 그 소리의 뒤에 오래 따라붙었다.
주유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저녁은 이 자리에서 끝냅시다. 내일 새벽부터의 과제는 내일 새벽의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공명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당하옵니다. 내일 새벽의 자리에서 다시 뵙겠사옵니다."
두 사람이 정자의 문을 나섰다. 노숙이 문 바깥쪽에서 두 사람을 배웅했다. 공명과 노숙이 먼저 길을 따라 서쪽으로 떠났다. 주유는 정자 안쪽에 잠시 혼자 남았다.
석상 위에는 두 개의 빈 잔이 놓여 있었다. 주유의 왼손의 검 자루 위에, 그의 오른손의 손끝이 조용히 얹혔다. 두 지략가의 첫 밤 안쪽에서, 한 지략가의 손이 이미 검 위에 놓여 있었다.
달이 강 위에 떠 있었다. 강의 물소리가 정자 아래에서 한결 오래 흘렀다. Book 6의 여섯 번째 저녁이 두 지략가의 첫 밤 위에서 조용히 저물어 가고 있었다.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아니한 호흡이, 두 사람의 어깨 위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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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두 지략가의 첫 밤이, 정자의 두 잔의 청동 소리 위에서 시작되는 저녁이 있지요. 그 두 잔의 부딪침 안쪽에,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아니한 호흡이 함께 떠 있는 저녁이 있사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자리에도, 두 사람의 두 잔과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아니한 호흡이 함께 있으신지요. 그 이름이 아직 불리기 전의 결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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