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수진 칼럼니스트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5장 · 같은 공원, 다른 의자 — 96회를 쓰고 나서 적은 두 나라 노년의 지도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과 베이징의 천단공원에는 저마다 장기판이 놓여 있습니다. 저는 두 공원의 풍경을 나란히 떠올릴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합니다. 말을 옮기는 손의 모양도, 옆에서 훈수를 두는 어르신의 목소리도 이렇게 닮았는데, 이분들이 해 질 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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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희 칼럼니스트
향으로 닫는 하루 — 저녁 창가의 작은 마무리 의식
직장에는 퇴근 시간이 있고 가게에는 문 닫는 시간이 있지만, 가족을 돌보는 일에는 정해진 끝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잠드신 뒤에도 기침 소리 한 번에 귀가 먼저 반응하고, 휴대전화는 늘 손 닿는 곳에 둡니다.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 한쪽은 언제든 일어날…

- 장형임 칼럼니스트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9장 · 사흘 동안 강화에 머문 청년 일곱 명이 인공지능으로 섬의 길과 물때를 담다
지난 주말 이른 아침, 저는 동막해변 갯벌 가장자리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바닷물이 한참 물러난 자리에 장화를 신은 할머니 한 분이 호미를 들고 서 계셨습니다. 오늘 물이 언제 드느냐고 여쭈었더니 할머니는 먼 바다 쪽을 한 번 바라보시고는 웃으셨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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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두 칼럼니스트
전자현미경이 포착한 원자의 춤, 불교의 인연화합을 비추다
과학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이게 만들고, 불교는 보이는 세계의 본질을 다시 묻게 만든다. 원자와 원자가 서로 다가가 결합하고, 조건이 달라지면 다시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되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과학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

- 장형임 칼럼니스트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8장 · 기계가 처음 불러 준 제 이름 앞에서, 섬의 외로움과 서로의 이름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지난 수요일 해 질 무렵, 강화읍 풍물시장 뒤편 버스 정류장에서 저는 한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무릎에 올려 둔 휴대전화에 대고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셨습니다. "내 이름 좀 불러 봐라, 내 이름." 전화기 속 인공지능이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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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진 칼럼니스트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4장 · 서울 반지하에서 만난 며느리, 치매 돌봄 앞에 선 한중 가족들
지난겨울, 서울 변두리의 한 반지하 집에서 저는 며느리 한 분과 마주 앉았습니다. 시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손끝으로 문을 가리키던 그분의 표정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저를 못 알아보신 지 한 달째예요." 담담하게 던진 그 한마디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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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형임 칼럼니스트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7장 · 아홉 배의 발길이 스쳐 가는 섬에서 마을이 남는 법을 생각합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다섯 시 반, 석모도 민머루 해변으로 들어가는 길가는 차로 빼곡했습니다. 삼각대를 어깨에 걸친 사람들이 줄지어 바다 쪽으로 걸어갔고, 길 옆 고구마밭에서 할머니 한 분이 허리를 펴며 그 행렬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제가 인사를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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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진 칼럼니스트
[실버 브릿지] 제5권 · 제23장 · 할머니의 스마트폰이 켜지던 순간, 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서울의 한 식당에서, 저는 한 어르신이 손녀가 들이민 스마트폰 앞에서 몇 번이고 같은 문장을 다시 말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니?" 묻고 또 묻던 그 목소리가, 지금은 130만 명의 구독자 앞에서 거침없이 농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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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두 칼럼니스트
『법구경』은 정말 부처님의 말씀인가…문헌학 논쟁에서 AI 분석까지, ‘불설·비불설’의 쟁점을 다시 묻다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가장 널리 알려진 불교 성전 가운데 하나가 『법구경(Dhammapada)』이다. “마음이 모든 법의 근본이다”는 첫머리의 구절처럼, 『법구경』은 짧고 응축된 시구로 삶과 윤리, 수행과 마음의 문제를 선명하게 전달해온 경전…

- 장형임 칼럼니스트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6장 · 예산의 지도와 사람의 지도는 서로 다른 모양이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아침, 강화읍의 한 민박집 마당에서 저는 주인 어르신이 휴대전화를 들고 한참을 서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약 사이트에 새로 올린 방 사진이 며칠째 바뀌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사진이 너무 큰 건지 인터넷이 느린 건지 제가 몇 마디 …
![[섬에서 온 인공지능] 제2권 · 제6장 · 예산의 지도와 사람의 지도는 서로 다른 모양이었습니다](https://www.thekorean.today/wp-content/uploads/ins/imgdata/smilestory_kr/202609/2026092604185817-300x169.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