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
- 김미희 칼럼니스트
손끝의 온도, 마사지가 전하는 무언의 위로
돌봄이 길어지면 대화가 점점 짧아집니다. 식사는 하셨는지, 약은 드셨는지, 어디 불편한 데는 없는지. 필요한 말은 오가지만 정작 마음을 나누는 말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곤 하지요. 부모님도 미안한 마음에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시고, 돌보는 우리도 지…

- 김미희 칼럼니스트
마주 앉은 찻잔 두 개의 시간
돌봄은 몸이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말이 쌓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부모님께 화를 낸 것 같아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지친 마음을 어디에 털어놓아야 할지 몰라 삼키게 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삼킨 말은 사라지지 않고 어깨와 표정, 말투에 조용히…

- 김미희 칼럼니스트
향으로 닫는 하루 — 저녁 창가의 작은 마무리 의식
직장에는 퇴근 시간이 있고 가게에는 문 닫는 시간이 있지만, 가족을 돌보는 일에는 정해진 끝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잠드신 뒤에도 기침 소리 한 번에 귀가 먼저 반응하고, 휴대전화는 늘 손 닿는 곳에 둡니다.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 한쪽은 언제든 일어날…

- 김미희 칼럼니스트
말수가 줄어든 오후, 부모님 마음이 보내는 신호
어르신의 마음이 가라앉을 때는 눈에 띄는 슬픔보다 조용한 변화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물을 보이거나 힘들다고 말씀하시기보다 기운이 없다, 입맛이 없다, 그냥 귀찮다는 말로 대신하시곤 하지요. 평생 자식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

- 김미희 칼럼니스트
향이 데려오는 시간 —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말하는 향과 기억의 관계
후각은 다른 감각과 조금 다른 길을 갑니다.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은 기억이 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지만, 냄새는 뇌에서 감정과 기억을 다루는 자리와 가까이 붙어 있다고 흔히 이야기됩니다. 그래서 냄새는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와닿…

- 김미희 칼럼니스트
돌봄 일지 쓰기, 기록이 만드는 변화
돌봄의 하루는 하나의 큰 사건이 아니라 수십 개의 작은 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 챙기기, 식사 도와드리기, 화장실 모시기, 병원 예약 확인, 갑작스러운 기분 변화 다독이기. 하나하나는 작지만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마음이 정리할 틈을 갖지 못합…

- 김미희 칼럼니스트
향으로 계절을 맞이하는 법
누군가를 돌보는 삶은 시간의 단위가 달라집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니라 '다음 약 시간', '다음 진료일', '다음 목욕 날'로 하루가 쪼개지지요. 계절은 그 사이를 조용히 지나가고, 우리는 문득 옷장을 열다가 이미 계절이 바뀌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 김미희 칼럼니스트
찻잔을 나란히 놓듯, 돌봄을 나누는 대화
부모님을 돌보는 일이 시작되면 형제자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생깁니다. 같은 부모 아래 자랐어도 각자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다르고, 지금 서 있는 자리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사는 사람은 매일의 무게를 몸으로 느끼고, 멀리 사는 …

- 김미희 칼럼니스트
아로마 핸드크림, 손으로 전하는 하루의 인사
돌보는 사람의 아침은 손에서 시작됩니다. 이불을 걷고, 세수를 도와드리고, 옷을 갈아입히고, 약봉지를 뜯고, 미지근한 물을 컵에 따릅니다. 밥을 짓고 반찬을 덜고, 흘린 자리를 닦고, 다시 손을 씻습니다. 하루에 손을 몇 번이나 씻는지 세어 본 적은 없…

- 김미희 칼럼니스트
검증요법, 치매 어르신과 다투지 않는 대화의 기술
마주 놓인 두 개의 의자를 떠올려 봅니다. 하나는 어르신의 자리, 하나는 돌보는 이의 자리입니다. 저녁빛이 스며드는 시간, 두 사람은 같은 방에 있지만 종종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습니다. 어르신은 삼십 년 전 어느 저녁 속에 계시고, 돌보는 이는 …
